채소밭 / 독서노트
고독의 권유, 장 석주
2021. 05. 17 SJ Han
October, 2019 나는 꿈꾼다. 밝은 방, 사람들의 웃음소리, 음악, 책, 담소, 평화로운 저녁, 오솔길.
나는 진정으로 사람들과 떨어져 외톨이가 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들과 만나 덧없는 잡담으로 소모하는 시간은 끔찍하다.
내가 혼자 있고 싶어 하는 것은 사람들을 싫어 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내가 정한 삶의 규범들을 깨뜨리고, 내가 지향하는 '깊고 고용한 삶'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나는 침묵, 견고한 책상, 펜과 백지, 나만의 시간, 무서운 집중력들을 꿈꾼다.
강한 자만이 무엇을 이루어 낼 수 있고, 강한 자만이 자기만의 시간을 취한다.
자기만의 시간의 그 초인적 인내, 그 몰입, 그 황홀한 자기 연소 없이는진부한 삶진부한 삶외에 아무것도 없다.
전자 통신의 네트워크라는 감옥 속에 자신을 스스로 가둔 사람의 숫자불필요한 물건들이 생활공간에 놓여있을 때의 "기"의 흐름은 정체되거나 왜곡된다. 그것은 우리의 사색과 명상의 방해물이 된다.
침묵은 단순한 말의 비움이 아니다. 그 비워진 자리에 의미를 충만시킬 때 비로소 침묵이 깃든다. 침묵은 말 없음을 넘어서는 데 있다. 말 없음은 피동성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산책은 사물과 세상에 대한 불필요한 관여를 끊어버림으로써 얻은 칩거와 한가로움의 소산이다.
과거에 비해 살림이 더 늘고 사회 전체도 풍요로워졌지만 이상하게도 행복은 그에 비해서 늘지 않는다.
절제를 모르는 무분별한 풍요와 사치를 쫓으면서 우리 삶은 더 많은 시간을기쁨이 없는 노동에기쁨이 없는 노동에종속시키고 불행 속에서허우적거릴 뿐이다.
우리가 추구한 부와 재산 쌓기가불필요한 필요의 끝없는 확장불필요한 필요의 끝없는 확장에 지나지 않았다는 증거다. 자연에서는 생물학적 생존에 군
더더기가 되는 낭비란 죄악이다. 자연을 떠받치는 일체의 낭비가 없는 단순함이 가난이라면, 과식과 탐욕에서 자유스러운가난이야 말로 진정한 부와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이다.
산책은 치유의 한 방식이다. 내 심령이 느끼는 불행은 다름 아닌 오랫동안 도시에 거주하면서 생긴 자연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