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밭 / 독서노트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장 석주
2021. 05. 17 SJ Han
October, 2019 독서는 정신의 쇠락, 그리고 망각과 맞서며 궁극의 나를 찾고, 나다움을 회복하려는 상상의 모험이다.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대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것을 기다린다. 기다림이란 그 대상을 넘어서는숭고한 행위라는 것. 기다림은 대상에 대한 불가능한 연모 속에서 자기를 소진시키는 일이다.
기다림은 언제나 대상을 추월한다. 그런 까닭에 그 대상이 끝내 도착하지 않더리도 기다림은 그 자체로 숭고 해진다.
인생은 많은 기다림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실현이 불가능한 것, 도저히 기다릴 수 없는 것을 기다린다. 그 많은 기다림이실패로 끝나고, 우리는 기다리는 일이 무모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모든 기다림의 끝에서 우리는 죽음과 만난다.
당황스럽지만, 죽음은 모든 기다림에 종말을 선언한다.
독서는 '기억과 내면 감정'을 일깨우는 사색으로 삶을 이끄는 활동이다. 독서는 자기도 모르는 자기 존재의 발명 행위인 것이다. (한 가지를 아는 자는 그것을 사랑하는 자보다 못하다. 그것을 사랑하는 자는 그것 때문에 기뻐하는 자보다 못하다- 공자) 무엇보다 독서는 기쁨을 구하는 일이다. 책 읽는 시간은 내 것이 아닌 기쁨을 훔치는 시간이고, 외로움에 처한 헐벗은 영혼에 기쁨을 수혈하는 일이었다.
책을 읽는 사람은 타인의 사유와 경험을 취함으로써, 자신의 좁은 사유와 유일한 경험의 영역을 확장한다.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책은 우리 안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우리를 타성의 감옥에서 수인으로 사는 존재를 해방시킨다.
이 새벽 내가 책을 읽는 것은 '나'라는 감옥, '고독'이라는 감옥, '불행'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길 위해서 일 것이다. 더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나에게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서, 타인의 것을 빼앗지 않고도 혼자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다.
책을 읽는 사람은 나날이 젊어지고, 불멸 속으로 들어간다.
시골에 사는 동안 '느림'과 '비움'이 가장 큰 화두였다. 그 앎을 실천에 옮겼다. 나는 천천히 걷고, 천천히 사유하며. 기꺼이경쟁에서 낙오자가 되는 길을 택했다. 갈등과 경쟁을 피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천천히 갔다. 마음에 들끓던 불행과 조바심이 사라졌다. 마음이 고요해지니, 잠을 잘 자고, 똥이 잘 나왔다.
사람은 본디 혼다 있기를 바라면서도 끊임없이 관계를 갈망하는 존재다. 타인의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고 매달리면 자기 내면을 충만하게 기를 기회를 잃는다.
혼자만의 호젓한 시간은 숭고한 고요 속에서 자기 안의 창조적 직관과 어린 천사를 깨울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