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밭 / 독서노트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최 진석
2021. 05. 18 SJ Han
이 세계에서 우리가 진짜 접촉해야 할 것은 이념이나 이론이 아니고 바로 사건이고 감각입니다.
이 개인적인 감각이 활동하는 폭이 세계로 확장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장자로 하여금 자신의 주인이 되라고 강조하게 만든것입니다.
왜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 그 아는 것으로부터 나의 사건을 추동하지 못할까요. 사건을 구성하고 있는 세상은 관념이 아니라 일상의 세계입니다. 그리고 일상의 세계에는 '우리'가 아닌 '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보편적 이념으로 나아가는 데는 목숨을 걸면서, 내가 직접 살고 있는 일상을 관리하는 데는 소홀합니다.
왜 우리로 사는 데는 적극적이면서 나로 사는 데는 소홀할까요. 왜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다이어트 이론에는 적극 참여하면서, 그것을 나의 사건으로 만드는 데는 힘이 없는 것일까요. 이는 사건을 담당할 주체로서의 '이론'이 없는 것이 아니라그것을 담당할 주체로서의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체력',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우리가 공유하는 보편적 이념에 해락하고 그 보편적 이념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고유한 활동성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나만의 고유한 힘, 나만의 고유한 욕망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사건으로 발동시킬 수 있는지가 자신의 주인으로 살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합니다.
읽는 행위에는 쓰기가 교차되어 있고, 듣는 행위에는 말하기가 교차되어 있으며, 배우는 행위에는 가르치기가 교차되어 있습니다. 살아가는 일은 정해진 것을 수용하는 것도 아니요, 정해진 것을 실천하는 것도 아닙니다.
한 번이라도 내가 그것들을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나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배우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배우는 것이 습관이 되면 자기표현에 장애를 갖게 됩니다. 우리가 배우는 대상은 다른 사람의 표현일 뿐입니다. 배움은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 존재해야 합니다.
표현의 동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배움은 경계를 품은 것이 아니라 이념의 한쪽에 서는 것과 같습니다.
배울 때는 표현의 동력이 있어야 하고, 읽을 때는 쓰는 동력이 있어야 하며, 들을 때는 말하는 동력이 있어야 합니다.